생각 혹은 고민2007/04/20 08:58
(...전략)
한 예로 KFI라디오에서 `존&케인 쇼'를 진행하는 존 코빌트씨는 추모예배  소식을 접한뒤 나간 방송에서 "한 정신이상자가 대학에서 총을 쐈다고 해서 한인들이 모두 자신들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생각이 짧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한인들이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미국인들도 그럴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닌  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략...)


맞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 촌스러워서 한 개인의 일을 개인의 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단의 문제로 너무나 쉽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지역문제나 출신학교 문제 등 사회 각 부분에서 개인의 경험을 집단의 성향에 대한 정의로 치환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우리들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타파되어야 할 구태이다.

그러나 한두명의 한국인도 아닌, 한국인 전체 집단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 것 또한 한국인들의 습성이라고만 정의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저지르는 잘못을 그들 또한 그대로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왜 이러한 집단적 촌극이 연출되는 것일까?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중 지배적인 것은 매맞는 아내 컴플렉스가 아닐까?

매맞는 아내는 '그래.. 이번에도 내가 잘못해서 맞는거지..' 라며 잘 하면 맞지 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침략은 우리가 약해서 마땅히(?) 당한 것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약하면 침략을 당하게 되기는 하지만) 뿐만 아니라 그저 살기 위해서는 힘센 자 (아내의 경우는 남편)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된다. 그러한 상황은 사대교린을 낳았고, 동아시아의 판짜임이 안정되어있는 동안은 제법 유효한 생존 수단이 되어, 한국인의 뇌리속에 아직까지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잖아도 오랫동안 이러한 강자의 논리를 강요당해온 한국인에게 미국은 특별히 더 두려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통해 크나큰 은혜(?!) 를 입었고, 한편으로는 그 반대쪽에 서게 될 경우 어떻게 되는지를 베트남에서(비록 결국 미국이 패하긴 했지만), 이라크에서, 중남미에서... 수도 없이 보아왔다. 이쯤 되면 이성이나 자존심은 마비되고 [섬김만이 살 길]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섬기기는 커녕 한국출신 이민자 한 사람이 미국의 한 대학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권총으로 쏘아 죽였단다. 촛불집회니, 사죄니 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엔 (아마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어도)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어떻게 감히..!'

미국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런 슬픈 희극에 대해 그냥 썩소만 날리고 마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국인들에 대해 조소하기보다는, 전 세계에 수많은 매맞는 처첩들을 양산한 자신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마땅하다.

왜 이러한 매맞는 구조가 위험한가? 맞는 자들의 운명이 고통스러워서이기도 하지만, 맞은 자들이 힘을 가졌을 때 또 누군가를 때리러 다니기 때문이다. 사대를 체화한 한국인들은, 중국에서, 동남아에서 자신들이 동경해마지않던 그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고통을 재생산해내고 있다. 고통만 재생산해내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지배자의 논리를 심어주어 구조 자체를 재생산해낸다.

우리가 이러한 매맞는 아내의 자진방법이 아닌, 인류애적 근간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애도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qweras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