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혹은 고민2007/11/01 23:42

경영진의 '숫자감각' 이라는 글을 읽다보니 옛 일이 갑자기 생각났다.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사장은 모 통신관련 대기업의 모 신규 상품에 대한 총판권을 얻기 위해서 무척 노력했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총판이 되는데 성공했다. 모두들 장밋빛 꿈에 부풀어 있었다. 통신 상품의 일반적인 특성 상, 사용료의 일부를 일정 기간동안 유지 수수료로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뭔가 굉장히 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엑셀을 잡고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고정운영비와 급여, 영업비 등 얼추 생각할 수 있는 몇가지 기본 비용을 상정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월에 얼마나 영업이 되어야 할지를 월 누계에 따라 산출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간단히 그래프도 그려보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절대로 혁신적인 프로모션이 아니고서는 달성할 수 없는 분량이었다. 좋은 분위기를 깨는 건 미안했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분석내역을 보여주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해졌고, 사장의 얼굴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한편으로는 상당히 어이없기도 했다. 이정도도 계산 안해보고 멍석 깔았나... 하는.

결국, 여러가지 새로운 프로모션 방법을 시도했지만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잘 되지 않았고, 결국 그 사업은 실패했다.

경영은 창조적 행위이다. 그렇기때문에 계산이 항상 결과를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산을 기본기로 갖추지 않은 기업은, 설사 한때 성공한다 하더라도 지속할 수 없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원제 : Good to Great) 라는 책에서는 세가지 핵심 범주를 설명하면서, 독자적인 핵심 현금 흐름의 인자(factor)를 파악해내는 것을 중요한 한 범주로로 본다. 이것은 회사마다 모두 가치관을 반영하며, 독창적이다. 여기까지는 아니라 치더라도 기본적인 흐름의 개념 정도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회사들이 적지 않음을 발견할때면 그저 놀랄 수밖에 없다.

Posted by Glorid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