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혹은 고민'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09/05/24 애자일은 (할부 기법) 이다. (2)
  2. 2008/02/24 김장훈, 자원봉사
  3. 2008/02/02 삼성-LG LCD 전쟁, 그 공멸의 길. (2)
  4. 2008/01/15 면접을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는 교훈 몇 가지. (2)
  5. 2008/01/13 경부고속도로 논쟁, 그리고 대운하 (1)
  6. 2007/12/23 제약 상황 하의 빠른 착상
  7. 2007/12/20 선거 개표 방송을 보며
  8. 2007/12/18 투표할 후보 결정 (1)
  9. 2007/12/11 리스크 관리가 붕괴된 세상, 그리고 대통령 선거
  10. 2007/12/05 정치공방의 묘한 특성

애자일은 (할부 기법) 이다.

생각 혹은 고민 2009/05/24 04:25
요즘 조직을 애자일하게 운영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역시 보고 듣고 배우는 것과,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 무리 - Lean에서 말하는 - 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 좀 걱정인데, 이 부분도 조만간 어떻게든 해결해 볼 생각이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깨달음이 왔다. 그래서 미투데이에 <깨닫고 보니 애자일은 할부 기법이었더라>라고 적었다. (그리고 덧글로 "생각해보니 인생의 거의 모든 일은 일시불과 할부 사이에 있다." 라고 적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그 무게를 가벼이 볼 수 없는 황금률중의 황금률인데, 사실 이 법칙은 애자일의 전반에 배어 있다.


소스코드 통합

각 부분을 나눠서 개발하고 합치는 작업은 반드시 예상치 못한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어 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천재 리더를 만났거나, 설계에 엄청나게 많은 - 개발에 거의 맞먹을 정도로 - 시간을 쏟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대부분 피해갈 수 없다), 아주 작은 프로젝트인데다가 운이 좋았거나일 가능성이 대부분이다. 이 때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것은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고 '처음부터 뒤집어 엎는' 결과로 이어진다. 혹은 어떻게든 프로젝트를 미봉한 채 완료짓기도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각 스프린트는 10일로 잡았다. 첫번째 스프린트는 전체 개발 환경 구성이 되지 않아 각 요소만을 개발하고 샘플 페이지를 릴리즈했다. 두번째 스프린트의 후반에서 통합을 수행했는데, 나름 준비할만큼 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통합은 또 다른 문제였다. 통합을 수행하면서 몇 가지 굉장히 황당한 문제를 겪었고, 막판에 버그를 잡느라 상당한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다행인 것은 어쨌거나 두번째 스프린트에서 통합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애자일 방법론이 통합의 고통을 제거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이것을 반복적인 개발의 주기 내에 계속 나누어서 하도록 한다. 갚을 돈을 한 번에 갚느냐, 다달이 나눠 갚느냐의 느낌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비용은 '어디에선가는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널리 알려졌다시피, 그 비용은 후반으로 갈수록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이자'를 물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많은 조직들이 정치적 이유로 앞에서 벌어서 뒤에다가 폭탄 쌓는 일을 한다.)


QA와 인수 테스트, 그리고 버그 수정

프로젝트 막바지에 이르면 개발자들은 BTS와의 전쟁을 벌이느라 심신이 초췌해지고, QA는 QA대로 품질 낮은 코드와 사투를 벌이며 기본적인 동작에 대한 QA로 시간을 다 소모하느라 정작 깊이있는 부분에 대한 체크는 묻어두고 지나가곤 한다. 스크럼에서 QA는 각 스프린트 내에서, 혹은 스프린트마다 전달하여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가급적이면 스프린트 내에 진행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싶었지만, 몇 가지 이유로 스프린트마다 전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스프린트가 시작이 되면 스프린트 시작 + n 일 내에 QA에서 해당 기능에 대한 인수테스트 항목을 넘겨받는다. 사용자 스토리를 상세화 할 때 인수 테스트 항목도 정리하는 것이 좋지만, (혹은 인수 테스트 항목이 산정되어 있으면 스토리 포인트 산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상황의 짜임에 따라 그 때 그 때 필요한 만큼을 넘겨받는 방법도 수용 가능하다. 그리고 개발자는 각자 개발한 기능을 전체 소스에 통합하고 반드시 이 인수테스트 항목을 수행한다. 개발할 때도 매우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QA는 이전 스프린트에서 릴리즈된 항목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BTS에 등록한다.

상당히 빡빡한 일정 속에서 QA 결과가 올라오면, 개발자는 신규 기능을 개발하는 일과 버그 수정에 대응하는 일 모두를 수행해야 한다. 이는 심리적 압박감 뿐만 아니라 주의의 분산까지 가져오기 때문에, 반드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잘 돌아갈 경우 20% 내외의 시간을 할당하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실질적으로 필요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BTS 처리 시간을 전체 스크럼 계획 회의에서 필요 시간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버그는 일찍 발견될수록 수정 비용이 감소한다는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상식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한 두 스프린트에 끝날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QA를 마지막에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것은 절대 답이 될 수 없다. QA를 개발 주기에 맞춰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 또한 후반에 치러야 하는 비용을 프로젝트 전반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인 셈이다.

최근 출간된 스크럼과 XP에서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상당히 유용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코드 공동 소유와 트럭 넘버, 병렬 개발

각 기능간의 상호작용이 많고 긴밀할수록, 동시에 개발되는 기능이 많을 수록, 각 개발자는 다른 개발자가 짠 코드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러나 기능별로 나눠서 담당을 맡기고, 그 담당이 혼자 해당 구현을 맡도록 할 경우, 각 개발자는 다른 인의 코드 보는 일을 할 수 있는데까지 미루게 되어 있다. (이 문제는 개발자의 부도덕함이나 안일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코드라는 것 자체가 원래 어려운 반면, 개발자에겐 항상 일이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지 않은 사람은 손을 댈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 모듈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설계하여,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정의된 명세에 따라 개발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핵심 모듈은 가장 경력이 많은 개발자가 책임을 지도록 한다. 그러나 요구사항은 변하고, 명세도 변하고, 이를 사용한 코드도 모두 변한다. 해당 부분을 개발한 책임자는 다른 어떠한 일을 하고 있다가도 다시 자신의 코드를 수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작업이 걸려 있으므로). 그동안 다른 개발자는 손 놓고 놀아야 하며, (아예 긴 시간이 비면 다른 일을 하면 되지만, 딱 애매한만큼 시간이 빌 경우가 가장 많다.) 해당 부분을 책임진 개발자는 지쳐서 녹초가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을 맡은 사람에게 일이 생기면 프로젝트 전체가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이를 트럭넘버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프로젝트 구성원 중 몇 명 까지 트럭에 치이면 프로젝트가 더이상 진행될 수 없느냐'를 의미한다(예제가 좀 무시무시하긴 하다). 낮을수록 나쁘다. 1은 할 수만 있다면 피해야 한다.

애자일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코드 공동 소유를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짝 프로그래밍을 강력히 권장한다. (짝 프로그래밍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이점을 가진다. 하지만 다른 방법과 마찬가지로 항상 유용하지는 않으며, 외부와의 정치적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짝 프로그래밍은 코드 생산성에 있어서 1명이 개발할때에 비해 140~160%정도의 코드 생산성을 낸다고 한다. (직접 측정해보지는 않았으나, 경험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결함이 줄어들어 디버깅에 들어가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과, 자신이 알고 있는 것 - 코드 및 개발 실천법, 설계의 관점 등 모든 것 - 이 타인과 동기화시켜서 그 사람이 언제든 이 일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이점 등을 감안하면, 결국 생산성은 유사하거나 더 낫다.

개발자가 많고, 병렬로 진행되어야 할 작업이 많을수록 코드를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아니, 어떤 식으로든 코드를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지 않고서는 병렬로 작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코드를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일이 전체 품질과 작업에 일으키는 병목은 프로젝트의 큰 위협 요소 중 하나이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교육 및 전파'를 별도의 프로세스로 나누어서 프로젝트 종료 후에 하는 (사실은 거의 흐지부지 하는) 일시불 방식에서, 프로젝트 전반에서 이를 수행하는 할부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발팀의 개발 속도를 낮추지 않고 트럭 넘버를 올릴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취하더라도 결국 한 사람의 머릿 속에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의 머릿 속으로 건너가야 한다면, (문서를 통해서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든) 그것은 결국 비용(개발 속도의 일시적 저하)을 치르고 살 수밖에 없는 절차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역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릴리즈

릴리즈란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 - 스크럼에서는 제품 책임자 - 에게 전달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경우, 릴리즈는 QA 단계로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단, 이 경우 QA가 이해하는 제품 책임자의 의도와 실제 제품 책임자의 의도 간에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변경은 반드시 비용을 수반한다. 소소한 변경이라도 변경은 절대 공짜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깊게 기획하고 설계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구현해놓고 보면 생각과 다를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항상 다르다). 그러면 '아 이게 아닌데' 라는 게 드러나는 시점에, 그 프로젝트를 그대로 몰고 가야 할까?

많은 프로젝트들이 무언가 이게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이후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그대로 끝까지 진행한다. 혹은 파워게임을 통해 문제를 전가시키곤 한다. 그러나 닭의 목을 비튼다고 새벽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듯, 기획 다 뒤집으면 아무리 오픈 일정은 고정되었다고 고래고래 선언한다 하더라도 일정은 지연되게 되어 있다. 서로 거짓말 게임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비극은 사실 사람과 사람이 풀어야 할 문제이니 논외로 칠 수밖에 없다.

다만, 제대로 된 가치를 얻기 위해 변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이것을 위한 비용은 반드시 치러야 한다. 그것은 다른 우선순위가 낮은 작업을 버리는 것일 수도 있고, 일정을 연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사람을 추가 투입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추가 투입이라는 방법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추가 투입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증가시키고 추가 투입 인력이 궤도에 오를때까지 기존 인력의 생산성마저 저하시킨다.)

그래도 반복적인 개발을 통해 매 반복(스크럼에서는 스프린트라고불리우는)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은, 고객이 최종 시점에 자신이 원하지 않던 결과물을 받아보게 되는 문제를 상당 부분 방지해준다. 결국, 매 스프린트마다 개발팀은 결과물을 '조금씩 나눠서 파는' 것이고, 고객은 '조금씩 나눠서 사는 것'이 되는 셈이다. 역시 할부다.


맺음말

세상에 은탄환 따위는 없다. 아무리 좋은 프로세스를 도입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하여 있으며, 매 순간마다 닥치는 문제를 푸는 것이 프로젝트 수행의 핵심이다. 이것을 도외시하고 프로세스에 매달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문제가 자동으로 풀리는 프로세스... 그런 건 꿈속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되는 많은 실천법은 분명 존재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애자일 방법들 중 우선적으로 적용 가능한 몇 가지를 적용해 보았고, 많은 효과를 보았다. 그러다보니 그 맥락을 꿰뚫는 어떤 하나의 흐름이 느껴졌고, 그것을 '할부'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정리해 보았다.

할부라는 은유는 '어쨌거나 치르기는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는 의미도 있다. 분명 투자수익률이 높은 실천법과 그렇지 않은 실천법은 존재하지만, 공짜는 없다. 결국 그 비용을 언제 치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애자일은 이 비용을 프로젝트의 특정 순간에 몰아서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전반에 넓게 분산시켜서 지불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 외에도, 애자일 다른 실천법도 비용의 분산이라는 관점에서 다뤄 보고 싶지만, 너무 졸리다. @_@)

그러나 현실은 항상 쉽지 않다. 드러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다 드러내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 무엇을 목표로 삼고, 무엇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무엇을 버릴것인가가 명확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자는 개발자를 신뢰하지 못하고 무조건 푸시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개발자는 기획자가 푸시할 게 뻔하니까 일정을 뻥튀겨 잡는, 서로가 서로에게 거짓말 게임을 하는 세상에서는 둘 다 행복해질 수 없다. 더 중요한 것? 고객(사용자)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에 모든 누락된 비용은 품질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다음번에는 '공짜는 없다'의 관점에서 품질과 개발 프로세스를 다뤄볼까 한다. (시간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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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자원봉사

생각 혹은 고민 2008/02/24 02:55
김장훈은 사회적으로 매우 훌륭한 연예인이다. 수입의 적지 않은 부분을 항상 기부하고 있으며, 자선활동에도 항상 적극적이다. 그가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많이 안타까웠나보다. 그래서 그는 "내가 마스크를 안 쓰고 고무장갑 없이 작업을 하고도 안전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말하자면 생체실험인 셈이다. 나를 통해 더 많은 인원들이 봉사활동에 다시 나섰으면 좋겠다" 라고 까지 이야기한다.

보도에 따르면, "김장훈은 이날 충남 보령시 인근 앞바다에서 잡히는 우럭 피조개 등의 해산물도 직접 맛봤다. 타르의 영향이 없는 지역에서 잡히는 해산물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서다" 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이러한 종류의 피해는 그렇게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메스꺼움, 두통 등이 있겠지만, 사실 그건 진짜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며칠 아프기만 하는 문제라면 정말 다행일 것이다.) 각종 유해물질은 신체 내에 머무르는 동안 DNA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벤젠이나 톨루엔 등은 혈액암(백혈병)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즉, 극약처럼 오늘 먹고 당장 죽지 않는다고 문제가 되지 않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아무리 봉사활동 인원이 적다고 해도 "안전하다, 이상 없다"고 이야기하며 사람들을 미혹시켜서는 안된다.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하는 것이 정답이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엔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서 같이 자원봉사를 한 사람도 있다. 20년쯤 지나서, 그 아이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그 부모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그래도 그 때 기름 치웠으니 그걸로 됐다" 라고 생각할까? 혹은, 한참 커가는 자식을 두고 아버지가 갑자기 위험한 병으로 생을 달리했을 때, 자식들이 "그래도 아버지는 기름 치우고 가셨으니 자랑스럽다" 라고 말할까?

물론, 존경해야 할 일이다. 거기 가서 자원봉사 하신 분들은 존경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무고한 사람들이 나서서 자신들을 희생해서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은... 말릴 수는 없어도 잘 한다고 하기도 어렵다.

도대체 이러한 사고가 터지도록 구조를 방치하면서 이득을 본 주체는 누구인가?
도대체 왜 결자해지 되지 않는가?

여튼, 봉사활동 하러 가시는 분들을 말리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인지하고 가시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그리고 역시나 키보드 앞에서만 찌질거려서 죄송하다.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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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LCD 전쟁, 그 공멸의 길.

생각 혹은 고민 2008/02/02 14:54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삼성과 LG가 서로 자신에게 없는 규격의 제품을 출시할 때, 상대방에게 그 규격의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 업체에게 구입을 하는 바람에 대만의 AUO가 업계 전체 1위로 올라선 사건입니다. (전문보기)

전통적인 산업은 보통 6:3:1 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1위 업체가 5~6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2위 업체가 30%가량, 그리고 3위 업체(+ 나머지)가 1% 내외를 차지합니다. 1위 업체가 이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위해서는 이익보다 비용이 더 듭니다. 그러므로 이정도의 시장점유율 분할을 최적으로 여긴다는 것이 일반적인 점유율 분포에 대한 해석이라고 합니다. 물론 현재 LCD 산업의 시장 점유율은 위와는 다릅니다. 아직은 한참 성장기인 산업이니까요. 그러나 산업이 안정화 되어갈수록 위와 같은 구성에 비율에 근접해갑니다. 그러므로 점유율에 대한 방어는 중요합니다.

위와 같은 구조가 유지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점유율은 이익을 낳고, 이익은 경쟁력을 낳기 때문입니다. 경쟁력은 이익에 대해 체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익의 절대량은 중요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야 거기서 이익이 나오고, (물론 출혈경쟁은 예외입니다.) 이익이 있어야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가 이익에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서, 10억의 이익을 낸 업체가 1억의 이익을 낸 업체에 비해 10배의 경쟁력이 있느냐.. 라고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껏해야 2배? 3배? 정도의 경쟁력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점유율을 유지하고, 이익을 늘리는 것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그나마의 좁은 간극이라도 좀 더 벌려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1위와 2위가 서로 3위를 밀어준 나머지, 3위가 1위가 되어버린 사태가 발생해버렸습니다. 이 게임은 1위와 2위 업체에게 win-win 게임은 커녕, 제로섬 게임도 아닙니다. 공멸의 길입니다. 사실 상호간의 필요 물량 중 금액대비 동일 물량만 서로 교환해서 사용했어도 (바터제) 최소한 상태 유지는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바터제 적용 시 교환 후 나머지 물량때문에 동일 사이즈 제품에 대해 서로 다른 2종의 제품이 나오게 되니 원가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풀어야겠지요.)  처음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서만 추월당했겠지만, 이대로 간다면 순이익도 따라잡히는 건 그리 먼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결국 업계 1, 2위 업체가 각가 2, 3위 업체로 사이좋게 내려앉겠지요.

이 두 업체는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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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는 교훈 몇 가지.

생각 혹은 고민 2008/01/15 16:09
1. 짧은 시간 동안 상대가 내게 우호적으로 접근하여 내가 말하고 싶어하는 바를 물어봐줄거라고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상대방은 내 잠재적 리스크를 판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합니다.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때라면 자기 자랑은 그다지 좋은 소통의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면접은 약간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이성적으로 판단한 것 외의 어떤 권위에 기대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면접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때때로는 유효하게 작용합니다. "같이 일했던 어느 부서의 총 책임자가 저를 어떻게 평가했으며... " 이런 식의 "남의 입을 빌어서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은 너무 재수없지 않을 만큼은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 시에는 종종 자신을 평가하라는 유형의 질문이 나옵니다. 이런 때, 타인의 입을 빌리는 것은 대체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의 평가로만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파악되면 곤란하겠죠. 언제나 그렇듯, case by case.

2. 대화는 핑퐁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화는 심층화 절차를 따릅니다. 먼저 화자가 운을 떼면 상대방이 거기에 대해 흥미를 보이며 상세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갑니다. 그러나 면접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겪어본 바로는, 실무면접은 핑퐁이 되는 경향이 높고, 임원면접은 그렇지 않은 경향이 높습니다. 실무면접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실무를 잘 모를때는 핑퐁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면접관이 여러명이고, 주어진 시간이 짧을수록 대화는 심층화를 생략합니다.

대화가 심층화 절차를 따를 때는 적당히 개괄에 대해 우선 이야기하고 상대방에게 상세 질문의 선택권을 넘기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말이 장황해지는 것을 막고, 상대방의 적극적 호응을 유도한다는 점 등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사실 강점에 대한 어필은 디테일이 추가되어야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가령, "무슨무슨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라는 말은 면접관에게 정보로서 큰 가치가 없습니다. 거기서 무슨 역할을 했고, 어떠한 중요도, 적극성, 헌신을 보였는지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야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면접관이 심층화로 넘어가지 않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면? 곤란합니다. 게다가 면접이 자신의 페이스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 다소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때 중요한 게 "떡밥"입니다. 기자들이 네티즌들을 낚을 때 사용하는 그 떡밥, 맞습니다. 간결하게 정리를 하되, 다음 질문을 "받고싶은" 내용에 대해 요약하여 간단히 덧붙입니다. 이 때, 그 떡밥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가령 이런 방법이죠. "무슨무슨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이때 누구도 가망 없다고 생각하던 심각한 성능 문제를 해결하여 프로젝트를 완료하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라는 식으로요. 그러면 이 대답에서는 다음 질문으로 건너뛰어도 데미지가 크게 없고, 더 자세히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겠죠.

이상, 오늘 있었던 면접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오늘의 아쉬움을 거울삼아, 다음번엔 좀 더 잘해볼랍니다. ㅋㅋ
tags :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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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논쟁, 그리고 대운하

생각 혹은 고민 2008/01/13 13:33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흔히 사람들이 건설 자체를 반대했다고 착각하는 것과는 달리,
  • 너무 과도한 재정이 소모되며
  • 당시 서울-부산 간에는 이미 국도가 완비되어 있었고
  • 지역 불균형을 만들어내게 된다
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였다. 즉,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기상조" 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부고속도로의 성공(?) 사례와 경부운하의 성공을 단순하게 등치시키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 경부운하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부운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 앞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거의 없고 (!)
  • 건설 거품을 양산하고
  • 환경을 파괴한다
어차피 질러야 할 걸 조금 일찍 지르는 문제와, 전혀 쓸모없는 걸 지르는 문제는 전혀 다른 종류의 문제다.

또 하나. 경부고속도로 건설 - 당시 데이터만 놓고 보면 시기상조가 맞긴 맞다. - 후에도 10여년간 매우 빈곤한 물동량 - 10분에 한대 꼴로 차가 다니는 - 을 보여줬으며, 기술력이 부족해 엄청난 사람이 공사 현장에서 죽어나갔다. 부족한 예산에 무리해서 세우다 보니 유지보수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유지보수로 인한 문제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러나, 사고의 관점에서는 어떨까? 거대 공사를 해낼 수 있다는 국가적 경험의 축적과, 물류의 수송에 있어 새로운 상상력을 좀 더 일찍 불어넣어주었다는 점에서는 비싼 산업화 의식을 치른 셈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그 엄청난 예산을 꼭 거기에 써야만 나라가 발전했을까 하는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항상 모든 이뤄지지 않은 역사는 상상의 영역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질문하기를 멈추기는 어렵다. 경부고속도로를 실질적 필요가 대두되는 시점인 5~8년 이후에 건설하고, 그때 그 비용을 다른 산업을 일으키는 데 사용하였다면, 그것은 더 나은 결과를 냈을까, 혹은 훨씬 못한 결과를 냈을까?

또, 그 당시 경부고속도로를 반대하며 대안으로 내세운 철도 강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시도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어느 쪽도 섣불리 말하긴 어렵다. 특히 한국이 7~80년대 고속 성장을 한 것은 교육 수준과 더불어 외부적 요인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는 내 관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여튼, "여론이 반대했지만 밀어붙여서 성공했다" 라는 하나의 신화가 다른 모든 반대받는 사업을 정당화 시켜주는 도구로 쓰일 수는 없다. 이명박 측에서는 아직까지도 한반도 대운하가 정말로 필요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먼 미래의 필요조차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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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상황 하의 빠른 착상

생각 혹은 고민 2007/12/23 23:47
최근 어떤 주제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다가 느낀 점.

종종 제약은 결핍된 결과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훨씬 뛰어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가령, 짧은 시간과 주제와 톤에 제약이 있는 글쓰기를 요구받았을 때,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훨씬 창의적인 착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고, 이미 그러한 경험은 여러 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이 현상을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1. 착상을 위한 시간을 정한다. 시간은 짧은 게 오히려 좋다.
2. 착상을 위한 키워드를 마련한다. 필요한 경우 유사한 주제에 대한 Tag Cloud에서 키워드를 몇 개 가져다가 차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때 중요한 건 쓸 데 없는 정치관련 태그 등에 낚이지 않는 것. (OTL..)
3. 각 키워드들 속에서 좋은 발상을 유도한다.
4. 컨셉이 잡히면 거기에 살을 붙인다. 살을 붙일 때도 위의 방법을 반복해본다.

핵심은 "짧게, 집중적으로, 다방면에서" 접근해보는 것.
상투성을 버릴 수도 있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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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표 방송을 보며

생각 혹은 고민 2007/12/20 10:07
느지막한 시간에 집 앞 호프집에서 선거 개표 방송을 보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한나라당 당사는 축제 분위기였는데, 왜 박근혜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을까?
거기 앉은 사람들 공 다 합쳐도 박근혜 하나만 못한데, 박근혜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을까?
궁금하다.

(선거 방송을 대략 10시 좀 넘은 시간까지밖에 보지 않아서 그 이후에 나타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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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할 후보 결정

생각 혹은 고민 2007/12/18 21:48
문국현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끝까지 마음을 정하기 어려웠던 선거가 있었나 싶다. 이명박에 대한 절망감은 정동영같은 부적격자에게 투표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를 안겨주었다. 정동영은 철학이 빈곤하다. 당도 같이 빈곤하다. 그가 경선 과정에서 보인 구태는 이명박과 그가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차이라면 개인적 축재의 차이 정도일까? (그나마도 알 수 없지만.)

그는 한나라당이 노무현 장인의 좌익 전력을 문제삼으면 덩달아 문제삼았다. 노무현이 정치개혁을 추구할 때 조중동이 종용한 중도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한국 정치를 또 한 발자국 후퇴시켰다. 무슨 말만 들려오면 거기에 덩달아 얹혀가는 기민함, 그러나 그 기민함은 국민을 위한 성과로 돌아오지 않았다. 개성공단이 자신의 치적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정동영의 치적인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외에는? 과반수 넘는 여당을 이끌고 국가보안법 하나 폐지하지 못하는 억장 무너지는 현실을 연출해낸 무능만이 기억난다. 실용? 실용은 우왕좌왕을 포장하라고 쓰는 게 아니다.

정동영이 당선되었을 때 이명박이 당선된것에 비해서 뭐가 나을까? 정동영이 비정규직을 양산하지 않으리라는 아무런 확신이 서지를 않는다. 경제가 문제라고 언론이 떠들면 경제가 문제라고 앵무새처럼 따라하면서 그 경제 구조가 왜 문제가 생겼는지와는 상관없이 언론이 처방해주는 극약을 그대로 마실 공산이 크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수출이 어렵다 어떻다 하면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보수 언론이 주문하면 따라갈 공산이 크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 중에 김어준이 정동영을 인터뷰한 뒤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라고 평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그러므로 정동영 제외. (이인제는 애당초 선택지에 오를 수도 없는 정치인이다.)

권영길. 사실 이번에 민노당에서 심상정이 나와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역시나 권영길이 3수를 했고, 이는 민노당의 중심 세력 교체가 앞으로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니, 이런 뻘짓 하는 애들... 좀 곤란하다. 그리고 민노당은 기업 관련 규제책은 다양하나 기업 진흥책은 많이 부족하다.

2천 이하도 아니고, 1억이 넘지도 않는 애매한 인구에, 엄청난 강국들에 둘러싸여 있고, 가진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은 필연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통일된 인구 숫자라면 좀 낫다.) 이 방향을 돌이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으나 싫으나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고, 성장이 "분배를"위한 것임 또한 분명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노당은 절반의 의미밖에 가지지 못한다.

정부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기업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모든 것은 경쟁하고, 모든 것은 서로 견제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더더욱 자라나야 한다. 물론, 민노당이 기업 못 자라나게 저주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너무 빈약하다는 얘기다.

문국현. 그가 어떤 정치인이 될지는 모르겠다. 빠른 시간 내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현실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힐지, 아니면 어수룩한 훈장님으로 정치인생을 끝낼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문국현은 민주노동당과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본다. 그는 정서적으로 보수이나, 정치적으로 진보적 정책을 매우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정책과 기업 정책에 있어서 민노당과 적절한 차별성을 가진다. (실현할 생각도 없으면서 베껴다가 읽는 집단들에 대해서는... 기대를 제외한다.)

그는 민노당에 부족한 것을 가지고 있다. 내 투표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유의미한 득표를 하고, 그리고 유효한 정치세력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민노당과 정책 대결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장기적으로 바로 문국현과 민노당의 경계선 사이에 양대 정당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인 호감까지 더해서 말하자면, 그가 성공적인 정치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므로 나는 문국현에게 내 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tags : 문국현,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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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가 붕괴된 세상, 그리고 대통령 선거

생각 혹은 고민 2007/12/11 21:03
1. 대형 사고가 날 때는 반드시 불감증이 끼어들어있곤 하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면, 반드시 파국이 온다.
2. 빨리빨리, 그 문화 속에 리스크는 필연적 결과로 예언되어 있다.
3. 한국사회는 리스크를 구조가 지탱하지 않고 개인에게 떠맡긴다. 아직까지도 소방안전관리는 소방관들 개개인의 희생적 의지에 의존하고 있다.
4. 이명박 후보는 서울 지하철 파업 당시 이렇게 말했다.
   "서울지하철 파업시 소방관을 투입하겠다."
   "지하철 기관사 자리가 얼마나 쉬운 자리인지 모른다. 이 점이 드러날까 봐 (노조는) 파업도 못할 것."
5. 대체인력의 투입, 그리고 그것의 성공적인 운용은 기본적으로 천운이다. 그 기간동안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주지 않은 것이다. 서버 운영도 마찬가지다. 1년동안 잘 굴러가줬다면 그건 운이 좋고 관리자가 관리를 잘해서이지, 그게 원래 쉽고 관리자가 하는 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6. 기본업무가 쉽고 단순한 것과 별다른 역량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별개 문제이다. 그야말로, "짚 앞 쓰레기통에 불이 붙어서 내가 소화기로 끌 수 있었으니, 소방관따위는 필요치 않다."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것이다.
7. 이러한 구조적 회피는 반드시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요구하는데, 피해자는 가장 돈없고 불쌍한 사람들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8. 그런데 그 잠재적 희생자들은 이상하게도 자신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을 지지하며, 자신에게 무언가를 안겨주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증오한다. 슬픈 일이다.
9. 만약 이명박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음 5년에서 10년은 아마 사상 최대의 재해 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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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방의 묘한 특성

생각 혹은 고민 2007/12/05 13:44
이번 사건 감상 :
1. BBK 이면계약서는 김경준이 만들어낸 가짜라고 한다. (떡찰의 말에 따르면)
2. 사기꾼 vs 사기꾼의 묘한 구도는 김대업 이후로 또 반복되었다. 역시 사기치는 것들은 믿을 수가 없다.
3. 당시 이런저런 언론에 BBK가 지꺼라고 떠들고 다닌 것, 그건 법적 사기는 아닐지 몰라도, 사기꾼의 행태는 맞다.
4. 검찰의 발표를 존중해도 이명박의 죄는 100개에서 1개 빠졌을 뿐이다.

재미있는 건, 정치공방에서의 흐름이다.
99건을 두들겨 맞아도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다가 1건을 승리하고 그걸 발판으로 전체 게임의 향방을 뒤집는 방법, 물론 이 방법을 쓰기 위해서는 사람이 굉장히 타락해 있어야 한다. 뻔뻔함은 뭇 사람의 기대치를 낮춘다. 그러므로 99건 따위가 양심에 걸려서는 안된다.

이러한 공방은 사회생활 및 조직생활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양상이다. 그러면, 대의를 가진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돌파해나갈 수 있을까? 특정 문제에 포커싱하지 않으면 이슈가 되지 않고, 특정 문제에 포커싱 했다가 그 문제가 뒤집히면 전체가 반격을 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위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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